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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살며 생각하며

결혼보다 중요한 것은 이혼이다???

간혹 서실장님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인생'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어쩐지 너무 진지하고 거창해 보이지만 사실 그 이야기는 보다 현명하고 즐겁게 살 수 있는 길에 대한 작지만 큰 관심이고 바람이다.

해석하기 나름이겠지만, 타인과의 대화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정도에 따라 도움이 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대화를 할 때 많은 경우, 사소하지만 중요한 말들을 그 순간만 듣고 흘려버리는 실수를 하는 것 같다. 나는 그런 실수를 최대한 줄이려고, 되도록 긍정적인 자세로 경청하며, 상대방의 말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고 다. 그러다보면 내게 많은 도움이 되는 대화를 발견할 수 있고 그것들을 머리나 가슴 속에 담을 수 있다. 운 좋게도 이 곳에서 인턴십 하면서 서실장님을 만나게 되었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 인생 전반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갖게 되었다.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난 참 운이 좋다.

아. 서론이 너무 길었다.

결혼보다 이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은 극단적 표현의 한 예지만, 풀어서 얘기하자면 일은 시작하는 것만큼이나 끝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요즘 내게 있는 고민 중 하나가 끝맺음에 관한 것이기에 서실장님이 말씀하신 '이혼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더욱 집중해서 듣게 되었다.

첫 마디부터 맨 마지막 이야기까지 전부 기억하지는 못한다. 전체적인 내용은 끝맺음을 적절한 시기에 하지 못해서 불행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 그렇지만 그것을 실행에 옮기기는 사실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한 예를 들어, 벤처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가 잘 나가는 동안 매각했던 일을 말씀하셨는데- 어떻게 계속 흑자로 수입이 생기는 일을 그만두겠는가, 하지만 그랬기에 흑자로 일을 끝낼 수 있었지 아니었으면 실패했을지도 모른다는 내용이었다(어째 내가 좀 각색한 느낌이 드네). 음... 꽤 공감이 됐지만 내 입장이 된다면 역시 어려울 것 같다.

모든 일에는 다 시작과 끝이 있다. 이성적으로 숙고해보고 이것저것 따져보고 그만 둘 시기를 정하는 것은 비교적 쉽지만 그게 항상 객관적 손익만 있지는 않다. 그래서 다 따져봤지만 막상 실천하기는 두렵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한 것이다. 그것을 극복한다고 행복이 보장되는가 생각하면 말이다. 미래가 불확실하기에 현재의 확실한 수입, 직장, 배우자를 포기하는 것은 분명히 어려울 것이다. 지금 비록 만족스럽지 못하다 해도 미래가 더 행복할 거라는 보장을 받을 수 없기에.
음.. 그렇지만 시도해 볼 만하다. 리스크와 기회비용을 따져봐서 좀 더 적극적으로 살 필요가 있다.

지금 내가 결정해야 할 것들도 다 그런 차원으로 생각해봐야겠다. 아니, 사실 어제 생각해보았다.
좀 가슴아프긴 하지만 정리해야 할 것들. 앞으로 더 즐겁고 만족스럽게 살기 위해서는 지금 현명하게 행동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