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절대적 가치가 있긴 한 걸까.
이번 대선을 보면서 내가 절대적 가치라고 믿고 있던 것이 대중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나와 다른 의견을 갖고 있는 친구와 몇 번 얘기를 시도한 적이 있는데, 결국 언성만 높아졌고 벌어진 의견 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내가 우중이라고 생각했던 대상과 친구가 겹쳐 보이면서 도대체 무엇이 맞는 것인지 알 수가 없게 되었다.
아마도 내가 갖고 있는 가치관이나 신념이 허상이었나보다. 알고 보면 난 겉멋만 잔뜩 들어서 마치 고결한 선비라도 된 양 세태를 비판하고 많은 사람을 바보 취급 혹은 속물 취급 하고 있던 것일테다. 도대체 뭘 근거로 내가 옳다고 생각했던 거지?
#2.
좀 전에 (2008년 1월 6일) KBS심야토론 보면서 답답해 죽는 줄 알았다. 이런 토론을 하는 이유는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타당성을 얘기해보자는 목적이 아니라, 이미 결정된 사업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인수위 쪽 사람들이 홍보용으로 여는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진행된 토론에서는, 대운하 건설 찬성측 토론자들에 비해 반대측 토론자들이 훨씬 설득력 있었다. 특히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홍종호 교수는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차분하게 쟁점을 지적하는데다 잘 생기기까지!(그래서 내가 설득당한걸까ㅎ) 박창근 교수도 훌륭했다.
추보길 의원이 한 말 중에, 반대가 많은만큼 진보적 사업이라는 비슷한 얘기가 있었다. 나중에 대본 나오면 정확히 봐야겠지만-_- 어이가 없다. 그 말대로라면, 반대 많은 것만 골라서 시행시키면 엄청 발전하겠네?
토론. 토론은 사실판단을 정확히 한 이후(물론 양측 동의해야겠지) 같은 사실을 놓고 가치 판단을 하는 과정이 아니던가? 그런데 이거야 뭐- 다른 사실을 들고 와서 토론하니 토론이 될리가 있나!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결국 귀막고 말하는 이런 식의 토론이 무슨 토론이라고.
아 잠 안 와 ;미ㅓㅇㅎ;ㅓㅇㄹ;ㅏㅓㅇㄴ;하ㅓㅁㄴ;아렁ㅁㄴㄹ 짜증이 밀려오네.
운하 빼고 딴 것부터 시행하면 안 되나? 왜 하려고 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