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만 해도 사랑이야기가 노래 대부분을 차지고 있는 게 맘에 안 들었다. 나는 이승환 노래를 즐겨 들었다. 그의 노래는 사랑 뿐 아니라 다양한 소재들로 가득했다. 그래서 다른 가수들이 항상 사랑타령만 하는 것을 보며 참 유치하다고 생각했다. '사랑 이야기 아니면 할 말이 없나? 그렇게 소재가 없나?'라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어렸던 것 같다. 공감을 못했었기 때문이겠지. 사랑을 모르니까. 물론 지금도 잘 모르겠다.
사랑만큼 사람에게 영향을 크게 미치는 감정이 또 있을까. 감정을 떠나서 세상 어느 것도 사랑만큼 철저하게 사람을 좌지우지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일부 사람들은 사랑을 잊은 채로 소위 말하는 '성공한 인생'을 만들기 위해 사업이나 공부에 매진하기도 한다. 사랑 없이도 남들이 부러워 하는 삶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일까? 하지만 그 사람들도 열심히 이룬 그 많은 것들을 사랑때문에 잃을 수도 있고, 사랑을 위해 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남녀 간의 사랑뿐 아니라, 부모 자식 간의 사랑을 포함하는 얘기다. 사랑하는 자식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주는 부모. 아.. 그러고 보니 반대의 사랑은 그만한 위력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것같다. 역시 내리사랑인가. 어쨌든, 사랑은 행복한 인생의 최정점에 존재하는 듯하다.
이런 이야기를 꺼내게 된 이유는, 어떤 선배의 홈페이지를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즐겨찾기에 추가시켜 놓고 영화나 책 이야기를 주로 보았었는데, 예전 이야기까지 샅샅이 읽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기 이야기를 이렇게 자세히 써 놓은 줄 몰랐었다.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속 얘기를 할 만큼 가깝게 지내지 않아서였을까 아니면 내가 그 보드에서 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나만 모르고 있던 사랑이야기를 이번에 접하게 되었다. 수많은 글들을 보면서 내가 힘들더라.
안타깝다. 그렇지만 아픈 사랑에 아까운 자신의 삶을 모두 묻어버리는 건 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자꾸 힘든 사랑을 곱씹으면 앞으로도 계속 우울할텐데, 행복하기에도 아까운 시간들을 그렇게 버리는 건 자신에게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사랑은 추억으로만 간직할 수는 없는걸까. 아픔과 싸워 이기려고 애쓰는 것도 사실은 잊는 것을 늦추게 된다. 자신이 아프다는 것을 계속 인식하는 것도 사랑의 연장이다. 무덤덤해지기. 아파하는 것조차 하지 않기....
물론 알고는 있겠지. 그런데 뜻대로 되지 않는 걸 어쩌나. 아... 어렵다. 나도 내 사랑을 모르겠다. 세상에는 왜 알 수 없는 것들 투성일까.
[생각] 살며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