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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이것저것

[영화] High Fidelity, 2000


지난번부터 계속 미뤄뒀던 영화보기. 시험기간에 할 줄이야.
그래도 이렇게 우중충한 낮에는 커피 한잔 마시면서 영화 보는 게 제맛이다. High fidelity 의 한국 개봉명은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다. 왜 이런 유치한 제목을 붙였는지. 제목을 리콜할 수는 없나요.


존쿠삭과 호흡을 같이 했던 Iben Hjejle (이븐 야일리?). 얼굴은 익숙한데 이름이 입에 붙지 않네. 웃는 모습이 정말 매력적이다. 영화에 대한 글을 올릴 때마다 이것저것 사진을 찾아보는데, 오늘 찾은 사진 중 이게 가장 마음에 든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진이에용.

이 영화에는 이들을 포함해서 조앤 쿠삭이나 잭 블랙, 캐서린 제타존스 등 아는 얼굴들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다들 독특한 매력을 유감 없이 발휘하는데, 특히 영화 맨 마지막에 let's get it on 을 부르는 잭 블랙은.. 우오오!!! 스쿨 오브 락의 제로 버전이랄까.

심지어 사라 길버트도 이 영화에 나온다! (왼쪽 사진 참조) 사실 필모그래피를 찾아보기 전까지 이름도 몰랐는데, 이제 기억할 수 있을.... 듯....? Bigbang Theroy에서 독특한 카리스마를 풍겼던 그녀는 이 영화에서도 남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단 몇 분 나왔는데도 그런 느낌을 받은 건 내가 Bigbang Theory를 통해 갖게 된 첫 번째 이미지가 너무 강렬해서일까? 

하아... 이것저것 영화를 보다보면 이미 본 것보다 봐야할 것들이 많다는 사실에 흥분되기도 하고 동시에 조급해지기도 한다. 오마갓. 이것도 보고싶고 저것도 보고싶고 이것그것 요것저것 다 보고싶어!!! ㅠㅠ 그렇지만 나는 챔피언쉽 비닐의 롭이나 잭, 딜처럼 매니아가 될 수는 없는걸. 영화도 음악도 모두 매력적인 세계지만 내 인생의 중심에서 약간 비켜있는 세상 같거든. 더 많이 알고 싶고 즐기고 싶지만 내가 가진 시간으로 하고 싶은 모든 것을 소화하는 건 무리다. 종종 좋은 영화와 음악을 소개 받고 행복할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처럼, 소소한 일상에서 다투기도 하고 투정 부리기도 하고... 그렇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즐거움을 공유하는 걸로 만족해야지.

사실 영화의 중심내용은 사랑 이야기다. 철없는 소년의 사랑에 대한 판타지가 현실적인 사랑으로 옮아가는 이야기인데, 이게 일반적인지는 잘 모르겠네. 롭의 사랑에 대한 자세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있지만, 그건 나중에 친구랑 수다 떨 소재로 남겨 둬야겠다. 

어쩌다 보니 영화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한 게 없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내게는 영화의 주제나 내용보다는 음악에 빠져 있는, 소위 말하는 오타쿠들의 찌질하고 궁상 맞아보이는 영화의 '배경'이 더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레코드샵을 운영하는 음반 마니아인 이 사람들의 일상이나, 커피향에 푹 빠져 있는 까페 오너, 궁극의 맛을 추구하는 요리사들이 내게는 가장 부러운 사람들이다. 나의 이런 동경이 롭의 사랑에 대한 판타지와 비슷한 맥락이려나? 아응- 이제 나의 판타지를 현실로 옮겨 공부해야 할 시간이구나ㅎㅎㅎ

이렇게 블로그에 글 쓸 게 아니라 Word 창 열어놓고 글을 채워야는데 말야...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