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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살며 생각하며

달리기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분명한/객관적인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달려가고 있다고 나도 덩달아 그래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나는 스스로를 과신하지 않으면서 지금 내 그릇에 맞는 위치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즐겁게 살고 싶다. 내가 그리는 내 미래 모습에 조금씩 가까워지는 데 ph.D나 특정한 직업이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다. 그런데 종종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서 스스로를 자극하고 달려야만 할 것 같은 압박을 느끼게 된다.

나이가 들면서, 가방끈이 길어지면서, 엘리트로 불려질 법한 사람들을 많이 알게되었다. (내가 보기에) 대부분 뚜렷한 목표와 기준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열심히 그려 나가는 사람들이다. 고등학교 때보다는 대학교 때, 대학 때보다는 지금, 내 주변에 소위 말하는 '잘난' 사람이 많아지는 것 같다. 단계마다 필터링이 되서 그런 걸까. 어떤 때는 '도대체 왜 나같은 애가 여기에 있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가 내 그릇에 맞지 않는 곳에 와서 고생을 하고 있는걸까. 잘 모르겠다.

나는 지금까지 주관적이고 포괄적인, 그러나 확고한 목표를 갖고 그것을 위해 노력했다. 내 삶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기에 나의 가치관을 고집했다. 그런데 요즘에는 어쩐지 내 한계를 테스트해 보고 싶기도 하다. 내가 내 그릇의 크기를 제대로 알고 있긴 한걸까. 괜히 위축되서 더디게 살고 있는 건 아닐까. 해보지도 않고 자기 합리화를 한 건 아닐까. 대책 없이 헤매면서 시간을 낭비하는 게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아.. 생각이 정리가 안 되네. 답은 내가 만들어가는 거겠지만, 왜 답 만들기는 이렇게 힘들까. 이리저리 듣는 게 많아서인지 요즘 혼란스럽다. 흔들리면서 길을 찾는게 맞는건지 그냥 내 고집대로 하는 게 맞는 건지조차 모르겠다. 뭐야, 왜 알 수 없는 것 투성인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