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살며 생각하며

MBA 과정 폐지

sora. 2009. 7. 29. 15:13

아침에 함상문 원장님으로부터 메일이 왔다. 내용은 어제 학생들 사이에 떠돌았던 MBA과정 폐지에 관한 설명. 따뜻한 말로 시작되었지만, 핵심은 MBA과정 폐지는 이미 결정된 내용이고 재학생에게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청천벽력같은 이야기. 어제는 금요일쯤 공식적으로 보도가 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방금 찾아보니 매일경제, 이데일리에는 올라와있네. 아무래도 재학 중인 기자분이 올리신 것 같다.

좀 당황스럽다.
들어온지 몇 달 만에 前원장님의 연봉문제 및 교수님들 골프 얘기로 학교가 시끄럽더니 이제는 잘나가고 있던 학과를 폐지한다는 소식으로 학교가 뒤숭숭하다. 고심 끝에 선택한 대학원에서, 입학한 지 1년도 안 되어 여러 시련을 겪고 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에는 어쩐지 정치적인 판단이 겹쳐있는 듯하다. 감사 결과가 이렇게까지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아무래도 이 학교가 독립적인 academy가 아니기 때문인 것 같다.

snu 갈껄... 하는 후회가 새삼 든다. 합격통보 받고 선택할 때는 그 기준이 교수진과 커리큘럼이 다였는데, 이렇듯 학교의 규모나 독립성이 중요한 줄 몰랐다. 물론 MPP과정(나는 MPP전공이다)을 강화하고 이에 집중하겠다는 것이 이번 혁신의 주된 내용이고, 그 혜택을 나도 어쩌면 받을 수 있겠지만, 전체적인 규모가 감소되고 학교에 있던 여러 기관들이 밖으로 나간다는 건 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런지.

학교 이름이 점점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해지고 있다. 하필이면 안 좋은 내용들로...
지금 MBA 과정을 하고 있는 학생들은 충격이 크다. 특히 나같은 일반학생들, 회사 fund가 아니고 개인적으로 지원해서 사비로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제 alumni 네트워크도 형편없어질테고 학교 네임밸류도 떨어질텐데, 남은 시간동안 학비와 시간을 더 쏟고 노력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결정일까 확신이 안 서는거지.

아... 어쩐지 학교 분위기도 어수선하고, 과제도 더 하기 싫다.
학교 규모가 줄다보면 언젠가 없어지는 거 아냐? 정말 속상하네. 제발 공무원 고등교육기관으로 전락하는 일이 없기를...